[이슈분석]알파고 충격 2년, 한국 AI 관심↑…지원·생태계 조성은 숙제

구글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는 이세돌 9단과 바둑대국에서 4:1로 승리했다. <사진 구글코리아>
<구글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는 이세돌 9단과 바둑대국에서 4:1로 승리했다. <사진 구글코리아>>

2016년 3월 9일, 세계인의 시선이 한국에 쏟아졌다.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가 인간 이세돌의 대국에서 첫 수를 둔 순간부터 마지막 경기 종료까지 손에 땀을 쥐는 시간이 이어졌다. 경기 전 'AI가 과연 인간 바둑을 이길 수 있겠느냐'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경기 첫날 이세돌 9단이 알파고에 패하면서 세계는 충격에 빠졌다. AI에 관심이 적었던 한국은 알파고 충격파가 상당했다.

그로부터 2년이 흘렀다. 알파고 대국은 기업과 정부, 학계 곳곳에 AI 화두를 던졌다. AI 관련 투자와 인재확보, 서비스 출시가 이어졌다. AI 인식도 확대됐다. 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 AI 중요성은 더 커졌다.

여전히 한국은 미국·중국 등 다른 국가에 비해 AI 기술과 서비스 경쟁력이 뒤처진다고 평가받는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강점을 살릴 분야는 선택해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기술 개발과 산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 개선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안으로 꼽힌다.

◇AI 중요성 인식 확산…기업 앞 다퉈 서비스 출시

알파고 이후 국내 AI 관심이 높아졌다. 시장조사업체 IDG가 지난해 국내 정보기술(IT) 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은 AI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답했다. 지금 하는 업무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 같다는 답변은 25%에 불과했다. 응답자 가운데 27%는 AI가 매우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보험·은행, 의료, IT, 전자상거래 등 산업에서 AI를 도입할 경우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AI 시장 규모도 2013년 3조600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6조4000억원 규모로 성장(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발표)했다. △AI △영상처리와 영상인식 △음성인식과 통·번역 등이 성장 분야다.

분야별 주요 기업이 AI 관련 서비스와 기술을 속속 공개했다.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사가 관련 기술 확보와 서비스 출시에 적극 나섰다. 네이버는 지난해 인공지능 특허를 다수 보유한 제록스 리서치센터유럽을 인수해 인력과 기술을 확보했다. 지난해 AI 플랫폼 '클로바'에 이어 AI 스피커를 잇달아 출시하며 공격적 행보를 보였다.

카카오는 지난해 2월 김범수 창업자를 필두로 AI 자회사 카카오 브레인을 설립했다. 기존 검색, 추천, 데이터 커넥션 담당 조직과 음성인식과 AI 관련 기술 기반 서비스 태스크포스(TF)를 신설, AI 플랫폼 '카카오 아이(i)'를 선보였다. 카카오 아이 오픈 빌더는 올해 상반기 전면 개방하고 인공지능 기반 만능 챗봇을 출시한다. 카카오는 기업 인수합병(M&A)에 9억달러, AI 기술 투자에 1억달러를 배정했다.

SK텔레콤, KT 등 통신사는 음성인식 AI 스피커 출시에 주력했다. SKT가 2016년 AI 스피커 '누구'를 출시, 이어 지난해 1월 KT가 기가지니를 선보이며 AI 스피커 시장을 열었다.

챗봇, 통번역 시장도 AI를 접목한 서비스를 내놨다. 한글과컴퓨터, 시스트란, 솔트룩스, 마인즈랩 등 국내 중소 소프트웨어(SW) 업체가 자연어처리 등 기술력을 확보해 자체 AI 서비스를 공개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제조업과 자동차 업계도 스마트폰과 차량 등에 AI를 접목하는 등 국내 산업 전반에 다양한 AI 서비스가 등장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AI 경쟁력, 선택과 집중…생태계 조성도 중요

2년간 국내 다양한 기업이 AI 서비스를 선보이며 저변 확대에 기여했다. AI인지도는 높아졌지만 기술 확보와 글로벌 기업과 경쟁은 과제로 남았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에 따르면 우리나라 AI SW 기술수준은 미국을 100으로 기준 잡았을 때 75 수준이다. 일본(89.3), 유럽(89.8)에 비해 뒤처진다. AI 응용 SW 분야도 74.0으로 중국(85.8)보다도 수준이 떨어진다. 미국 수준까지 따라잡기 위해 평균 2년이 더 소요되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AI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김진형 지능정보기술연구원장은 “일본은 센서와 로봇 분야를 선택해 AI 기술 개발에 집중한다”면서 “일본 노령화 사회에 대비해 어떻게 AI를 활용할 것인지 고민하는 등 일본 사회와 산업에서 AI 적용이 필요한 분야를 잘 선택해 집중 투자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원장은 “우리나라는 아직 AI 가운데 어느 분야를 집중 육성할지 방향도 못 잡았다”면서 “제조업, 문화콘텐츠 등 한국만 가진 강점을 살릴 분야를 선택해 AI 기술을 개발하도록 지원하고 관련 규제는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AI 생태계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대기업뿐 아니라 스타트업과 중소·중견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AI 환경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박성준 마인즈랩 부사장은 “대기업은 자본력을 바탕으로 AI 관련 인재를 모으고 자체 개발할 환경이 충분하지만 자금력이 약한 벤처, 중소기업은 토대가 약하다”면서 “대기업이 내부 투자뿐 아니라 외부 전문 AI 스타트업 또는 중소기업과 손잡고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박 부사장은 “정부도 막 창업하는 스타트업 중심 지원 정책에서 벗어나야한다”면서 “AI 중소기업이 중견, 대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산업계 허리를 지원하는 정책이 동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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