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산업, 이대로는 안된다]<1>무너진 공공SW시장, 해법은 있다

소프트웨어(SW) 산업이 주저앉고 있다. 고치기 어려운 문제로 SW 산업은 심각한 상황을 맞이했다. SW 기업의 수익성은 최악이다. 청년들은 SW 산업을 3D 업종이라며 기피한다. SW 개발자는 다른 분야로의 이직을 꿈꾼다. SW 산업 주무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의 장관으로 지명된 유영민 후보자도 SW 문제를 정보통신기술(ICT) 현안으로 지목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인 SW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근본 문제와 해법을 모색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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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SW 시장의 악화는 SW 산업 생태계를 해치는 근본 요소다. 사업 예산, 수발주, 유지관리, 사업 대가 등 문제가 고질병으로 존재한다. 정부가 몇 년에 걸쳐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을 쏟아냈지만 이렇다 할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실제 현장 적용보다 보여주기식 정책 발표에 그쳤기 때문이다.

◇예가 제도 폐지 등 예산 현실화 필요

SW업계는 이구동성으로 예산 제도 문제를 지적한다. 공공SW 사업은 발주 시점부터 저가다. 발주기관의 기획 당시 100%이던 예산은 기획재정부 검토를 거쳐 90%로 줄어든다. 예정가격(예가)을 적용해 80%로, 다시 경쟁 입찰로 수주금액은 70%가 된다. 초기에 기획한 것에 비해 30%가 줄어든다. 불필요한 예가가 저가 사업 양산을 부추긴다.

평가 비율도 문제다. 정부가 평가 비율을 8(기술)대 2(가격)에서 9대 1로 조정했지만 최종 사업자는 가격 '1'에서 결정된다. 기술 평준화가 이뤄진 상태에서 최종 사업자 선정 기준은 가격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 입찰 시 인위로 가격 평가를 유도하기 위해 기술평가 점수 격차를 2~3점 이내로 좁힌다”고 설명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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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법은 있다. 예가를 폐지하면 된다. 예가는 건설·토목 사업에서 방만한 예산 운영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예산이 부족한 정보화 사업에 맞지 않다. 범정부 엔터프라이즈아키텍처(EA)를 활용, 중복·유사 사업을 막고 단일 사업 예산 규모를 늘려야 한다.

사업 예산 범위를 넘지 않으면 100% 기술 평가로 이뤄져야 한다. 한 정보기술(IT)서비스 기업 대표는 “가격 평가로 사업 금액을 낮출 이유가 없다”면서 “정해진 예산을 정당하게 사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상세 RFP·원격지 개발, 법률 의무화

수발주와 프로젝트 관행도 문제다. 세부 제안요청서(RFP) 작성은 몇 년째 시범 사업만 진행된다. 상당수 RFP에 명시된 사업 범위와 규정은 모호하다. 사업 계약, 프로젝트 착수, 테스트 등을 거치면서 과업 범위는 늘어난다.

또 다른 IT서비스 기업 대표는 “초기에 100%이던 예산은 70%로 줄어든 반면에 과업 범위는 100%에서 130%로 늘어난다”고 전했다. 예산은 줄고 일할 범위는 늘어난다. 적자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원격지 개발 불허도 산업 성장 저해 요인이다. 지방으로 이전한 상당수 공공기관은 SW 사업을 발주기관 근처에서 수행하도록 요구한다. 사업자는 기존 비용에 지방 출장·체류비를 추가 부담한다. 몇 년째 원격지 개발 허용을 요청했지만 이를 허용한 곳은 강원랜드 한 곳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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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시장 공략이 주력인 중견 IT서비스 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0.2~0.9%다. 그나마 흑자를 기록한 기업의 이익률이다. 일부 기업은 적자다. 공공사업을 하지 않는 대기업의 영업이익은 7%대로 성장하지만 중견기업은 0%대를 벗어나지 못한다. 중견 IT서비스기업 대표는 “사업을 하면 할수록 적자”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세부 RFP 작성, 원격지 개발 허용 등 제도를 법제화해야 한다. SW기업 대표는 “시범 적용만으로는 발주기관이 이를 적용하지 않는다”면서 “법으로 의무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실 가능한 정책 필요…미래부, 정책 마련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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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보수 요율 현실화도 여전히 문제다. 2013년에 범정부 차원에서 SW사업 유지보수 현실화 정책을 발표했다. 2017년까지 요율을 15%로 높이겠다는 내용이었다. 현재 국산 SW 유지보수 요율은 여전히 7~8%대에 머무르고 있다. 반면에 외산 SW는 22%다.

정부는 유지보수 요율 현실화를 발표했지만 정보화 예산은 늘리지 못했다. 사실상 실현 불가능한 정책이 됐다. 낮은 유지보수 요율을 저가 예산에 적용, 유지관리 시장은 최악이다.

관행의 유지보수 단년제 계약, 불필요한 서류 제출 등도 걸림돌이다. 정부가 유지보수 계약은 다년제로 전환하고 불필요한 행정 절차는 줄이겠다고 했지만 개선 작업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이상학 미래창조과학부 SW정책관은 “공공SW 시장 관련 문제는 오래전부터 있었다”면서 “시장 개선을 위해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정책관은 “그동안 많은 정책을 시행했지만 업계를 모두 만족시키기는 어렵다”면서 “SW 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마련,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전자신문 CIOBIZ] 신혜권 SW/IT서비스 전문기자 hksh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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